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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소설] 우주의 제국-일자무식

불국의 아침에 조용히 공양을 올리는 기도문이 울려 퍼졌다. 불국 3인회의체는 진국 한상후에 이어 추국 록호추가 다녀간 후 이대로 앉아 있기만 해서는 안되겠다는 생각을 각자 하고 있었다. 3인회의체는 도장을 거닐며 월초승이 "진국과 추국이 우리 불국을 우습게 알고 잇는데 우리도 행동에 나서야 되지 않겠소"라고 말문을 열었다. 주희불은 "불사전폭기대대로 좆같은 것들을 쓸어버려야 한다고 생각하오"라며 울화통을 터트렸다. 그러자 인백중이 "지금 그들에게 나서면 우리가 반응하는 격이 되니 지켜보는 편이 낫겠소. 대신 기국이 현 시점에서 메리야스대륙의 패권을 장악하고 있으니 기국과 타국을 이간질하는 게 어떻겠소"라고 물었다. 월초승은 "좋은 생각이오. 기국은 추국과의 난형난제조약을 깨서 지금 산발적인 전투를 하고 있어 전쟁으로 확전에 대비를 하고 있을 것이오. 우리 불국이 우군이 된다면 우리 불사전폭기대대가 기국이 우중스텔스대대 밖에 없는 공군력에 더해 공중전력을 강화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겠지요"라며 "그나저나 기국 기천무를 농락해야 하는데 인백중께서 적임자라고 생각하는데 어떻소"라고 되물었다. 인백중은 "어렵지 않소"라고 대답했다. 기천무는 추국에 수륙양용기병대대 상륙작전이 실패한 것에 대해 분을 삭히지 못하고 있었다. 추국에 살모사력전차대대만 잡으면 추국을 다 먹을 수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그래서 상트산테르순양함을 띄워 해안선을 무력화하는 생각을 하며 휘하 장수들과 회의를 거듭하고 있었다. 아침회의를 끝냈을 무렵 천수연 보좌관이 불국으로부터 말번호를 가져왔다. 말번호는 '부대찌개에 네모를 좋아하는가'였다. 기천무는 말번호를 받자마자 속으로 '상트산테르순양함 대신 불국에 초제구축함을 써야겠다'라고 생각했다. 천수연 보좌관에게 '무 없는 갈치조림은 없다'고 말번호를 넣으라고 지시했다. 오후 2시 정각에 인백중이 기천무를 찾아왔다. 인백중은 "기력이 창창하시외다. 전쟁에서 이기는 게 무슨 의미가 있소. 영화같은 생은 없다는 사실을 모르시오"라고 말했다. 이어 "전쟁을 하려면 우리와 같이 하는 것은 어떻소"라고 넌즈시 말했다. 기천무는 "초제구축함을 투입시켜줄 수 있소"라고 성마르게 물었다. 인백중은 "그보다 불사전폭기대대가 필요하지 않겠소"라고 말하자 기천무는 뚫어져라 인백중을 쳐다봤다. 기천무는 바로 "그걸 말이라고 하오. 도와주시오. 반드시 후사하겠소"라고 흥분했다. 인백중은 "진국 한상후 여제도 부르면 좋지 않을까 하는데"라고 말했다. 인백중은 불국을 찾아온 한상후까지 포함해 3국연합을 만들고 난 후 기국과 진국 사이에 되돌릴 수 없는 배신으로 영원한 관계단절을 꾀하려는 속셈이었다. 인백중은 "그 얘기는 한상후 여제와 같이 하지요"라며 "한 이틀 서숙할까 하는데 허락해주시겠소"라고 미소를 띄었다. 기천무는 "여부가 있소"라고 말을 끝내자 마자 크게 "얼른 모시거라"라고 부하들에게 명령했다. 기천무는 바로 진국 한상후 여제에게 '불국 인백중이 여제님과 나와 메리야스대륙을 토벌하자는데 와서 같이 이야기를 할 수 있겠소'라고 통지문을 보냈다. 한상후는 즉시 기국으로 향했다. 한상후는 속으로 '불국이 나의 안경을 받았구나. 역시 남자는 똑같네'라며 코웃음을 쳤다. 한상후가 도착하자 기천무는 인백중과 자리를 만들었다. 인백중은 "3국연합을 만들자는 게 나의 생각이오"라고 운을 뗐다. 한상후는 "아이, 인제야 화답을 하세요. 무조건 오케이예요"라고 응수했다. 기천무는 "둘이 그런 사이였소"라고 퉁명스럽게 말했다. 인백중은 "연합이 되려면 중심이 있어야 하는데 누가 하면 좋겠소"라고 말을 꺼냈다. 한상후는 "당연히 불국이지요"라고 하자마자 기천무는 "아니, 연합이 인기투표도 아니고..."라며 말끝을 흐렸다. 이어 "먼저 추국을 먹고 그 다음 석국을 먹읍시다"라고 제안했다. 인백중은 "한상후 생각은 어떠시오"라고 되받았다. 기천무는 얼굴이 빨개졌다. 한상후는 기천무를 힐끝보며 "석국부터 먹어요"라고 응수했다. 기천무는 석국을 먹자는 말을 꺼낸 터라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했다. 인백중은 "그럼 결론이 났으니 석국부터 칩시다"라고 말을 묶었다. 그러자 기천무는 "인백중, 그딴 식으로 할 거면 나 기천무는 진국과 갈 수도 있소"라며 한상후를 쳐다봤다. 한상후는 속으로 '내가 연합에 주인이 됐는 걸'라며 좋아하며 기천무에게 "한번 생각해 보지요"라고 약을 올렸다. 인백중은 "한상후 결정이 남았으니 되는 대로 나에게 말을 해주시오. 오늘 회의는 여기서 끝내겠소"라고 하고 마쳤다. 기천무는 인백중의 개가 된 기분이었다. 더더군다나 한상후가 인백중과 놀아나는 모양을 보고 참을 수가 없었다. 기천무는 한상후에게 "정략결혼까지 제안한 나와 인백중 사이에 택하시오. 나는 그대를 위해 이번 생을 바치겠소"라고 애원했다. 한상후는 아이 같은 눈을 하고 한번 쳐다보고는 바로 얼굴을 돌려 "재수없어"라고 뱉어냈다. 기천무는 인백중보다 한상후에게 받은 모욕에 사로잡혔다. 인백중은 지팡이를 좌우를 흔들고 짚어가며 불국행 항공기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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